중국 최대 정치행사 미뤘던 양회 오늘 개막…관전포인트 셋 내일 발표될 중국경제 운용 방향에 관심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던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 이벤트 양회(兩會)가 오늘(21일)부터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은 우한시에서 시작한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타를 맞아 지난 1분기 전년대비 마이너스(-) 6.8%라는 역대 최악의 경제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이번 양회에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할지, 제시한다면 어느 수준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공개여부에 촉각

양회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올해는 중국공산당 정치 자문기구인 정협이 21일에 개최되고, 이어 22일 13기 전인대 3차 전체회의가 열린다. 당초 3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다. 중국에서 양회가 연기된 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처음이다.

양회의 관전포인트는 크게 △경제성장률 목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부양책 △코로나19 승리선언 여부 등을 꼽을 수 있다.

예전에는 리커창 중국 총리는 연말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 결과를 토대로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한해 경제성장률과 고용 목표, 국방예산 등 청사진을 공개했다.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가 끝난 후만 해도 6% 안팎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특히 올해는 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둔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의 마지막 해이자 시 주석이 의식주 걱정이 없는 비교적 풍족한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을 약속한 해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선 연내 성장률 5.5%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대비 -6.8%로 급감하면서 이를 실현하긴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올해는 중국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1994년 양회부터 GDP 개념을 도입해 목표치를 발표해왔다.

지난 3월말 마쥔(馬駿) 인민은행 금융정책위원이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편 데 이어 양회를 이틀 앞둔 19일 중국 국무원 참사실 특별연구원인 야오징위안(姚景源)도 같은 주장을 했다.

중국 내 대부분 증권사에서는 구체적 수치 언급 없이 “합리적 구간에서 경제성장을 유지”한다는 식의 목표만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3.0~3.5% 수준의 목표 구간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800조원 슈퍼부양책 나올듯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든 하지 않든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꺼내 들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자캉(賈康) 정협 위원은 지난달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재정적자율을 높이고, 국공채 추가 발행 등을 통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재정적자율을 암묵적 상한선인 3% 안에서 조절해왔으나 3.5~5%로 상향 조정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채권발행으로 확보하게 될 재원만 8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중국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특별국채는 5000억~1조위안(172조원) 규모로 발행해 주로 사회간접자본(SOC)분야에 지출하고,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 지난해 대비 1조위안 이상 늘어난 3조5000억위안(602조원) 규모로 발행될 전망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10일 발표한 ‘2020년도 1분기 통화 정책 이행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와 사회에 유례없는 충격을 줬다”며 약 2년 만에 ‘대수만관(大水漫灌·물을 대량으로 푼다)식 정책을 하지 않겠다’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대규모 돈 풀기를 이미 예고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공장들이 조업재개에 대부분 돌입했지만, 도시 실업률은 3월 5.0%에서 4월 6.0%로 상승했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사회불안이 커지는 만큼 중국 정부는 이번 양회에서 경기부양책과 연계한 신규 도시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정책도 대거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양회에서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어떻게 포장할지도 주목된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일정부분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양회를 계기로 사실상 ‘코로나19와의 인민 전쟁’ 승리를 선언하고 내부 단결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종식선언을 하거나 대대적인 승리를 표현하기보다는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부각하는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중국 당국은 양회를 앞두고 코로나19 방역의 고삐도 바짝 죄고 있다. 우선 양회 기간은 오는 28일까지로 기존 2주간 진행했던 데 비해 절반가량 단축됐다.

이번 양회는 각 지방 정부 대표단도 최소 필요 인원으로 축소하고, 각종 회의도 간결화하기로 했다. 취재단도 최소화했으며 기자회견 등도 모두 화상으로 진행한다. 모든 참석자들은 핵산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또한 베이징시는 양회 기간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주유소에서 휘발유 별도 구매를 금지했고, 폭죽 배송과 판매도 막았다. 베이징에 오는 기차나 차량에 탑승한 승객에 대해 보안검색과 체온 검사를 2차례 거쳐야 하며 폐쇄식 주택단지 관리를 지속하고, 택배는 추가 보안검색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