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카일 러셀이 드디어 제 실력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국전력은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한국전력은 25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제천 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2020’ 남자부 조별리그 B조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32득점을 책임진 러셀의 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0(27-25 25-19 25-21)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전력은 지난 23일 국군체육부대를 3-1로 이긴데 이어 조별리그 2연승을 거두며 조 2위까지 주어지는 4강행이 유력해졌다. 한국전력은 오는 25일 우리카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반면 OK저축은행은 1승 1패를 기록, 남은 국군체육부대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4강행 여부가 가려지게 됐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5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은 206cm 장신 공격수 러셀의 위력이 제대로 발휘됐다. 팀 공격의 대부분을 책임지면서 공격성공률이 70%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자랑했다.

러셀은 지난 국군체육부대와의 1차전에서 상대 목적타 서브에 고전해 1세트 초반 일찍 교체됐다. 한국전력에 입단하면서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포지션을 바꿨지만 리시브에 문제를 드러냈다.

이날은 달랐다. OK저축은행은 예상대로 러셀에게 집중적으로 서브를 넣었다. 레프트 이시몬과 리베로 오재성이 러셀의 리시브 부담을 대신 짊어졌다. 러셀이 최대한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른 팀원들이 최대한 배려했다.

러셀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안정적으로 공격을 이어갔다. 1세트에 무려 16점, 공격성공률 80%를 기록했다. 공격점유율이 무려 86.96%에 이르렀다. 러셀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전력은 1세트를 듀스 끝에 가져왔다.

2세트는 공격이 박철우 등 토종선수들에게 분산됐다. 그럼에도 8점을 책임졌다. 공격성공률도 50%로 준수했다. 세터 김명관의 토스가 높이만 맞으면 어김없이 강스파이크를 코트에 내리꽂았다. 세터 토스가 불안해도 손을 바꿔 변칙 공격을 해 득점을 올리는 재치를 발휘했다. 2세트에만 상대 공격을 2개나 막는 등 블로킹에서도 제 몫을 했다.

1, 2세트를 잇따라 이긴 한국전력은 3세트도 접전 끝에 가져왔다. 3세트는 러셀의 비중을 줄이고 박철우 등 국내 선수들의 공격을 늘렸다. 하지만 세트 후반에는 러셀의 결정력이 다시 빛났다.

러셀이 고비마다 점수를 책임진 한국전력은 OK저축은행의 추격을 뿌리치고 무실 세트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 한국전력 유니폼으로 새로 갈아입은 박철우도 10점을 책임졌다.

OK저축은행의 송명근, 조재성, 김웅비도 두 자릿 수 득점을 기록했지만, 외국인 선수의 부재가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