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웠던 원정 9연전을 3승 6패로 마감한 롯데가 기다려온 사직 홈으로 옮긴다.

롯데는 지난 12일 잠실 LG전을 시작으로 21일 수원 KT전까지 원정 9연전을 치렀다. 결과는 3승 6패. 연승은 없고, 모두 1승2패씩 열세 시리즈를 했다.

경기 내용과 과정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다. 이번 시즌 홈(12승5패, 2위) 성적과 달리 원정(8승16패, 8위)에 큰 열세를 보여왔지만, 12일부터 시작된 원정 9연전에 앞서 KT와 한화를 상대로 6연승을 달려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해서다.

더군다나 원정 9연전에서는 한 점 차 승부에서 1승5패를 당해 아쉬움이 더 크다. 또한 이 기간 세 차례 연장전에서 모두 고개를 떨궈 팀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9경기 가운데 7차례 선취점을 뽑았음에도 3승4패에 그쳤고, 19일 KT전에서는 1회에만 7점을 뽑는 등 8-0으로 앞서다 8-9 역전패를 당해 더욱더 충격이 컸다. 이 경기를 포함해 12일·14일 LG전, 17일 KT전까지 총 네 차례나 역전패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마무리 김원중의 투입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올 시즌 선발에서 마무리로 전환한 김원중은 2승 7세이브 평균자책점 1.17로 롯데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는 중인데, 원정 9연전에선 딱 두 차례 오직 세이브 상황에서만 등판했다. 동점이던 9회 혹은 연장전에 투입할 수 있으나, 허문회 롯데 감독은 "원정 경기에서는 이기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마무리 투수를 일찍 내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갔다. 김원중이 상대의 말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더라도, 원정 경기인 만큼 곧바로 롯데가 초 공격을 갖기 때문에 '승리를 담보할 수 없어 무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는 원정 9연전에서만 세 차례나 연장전을 경험했고, 김원중은 2주 연속 주 1회 등판만 했다.

이를 두고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다'는 의견과 '선수 관리'라는 반대 입장이 맞섰다. 김원중은 올 시즌 연투가 딱 한 번뿐으로, 최다 1⅓이닝 투구 역시 한 차례만 기록 중이다.

김원중의 투입을 최대한으로 아낀 롯데는 이제 홈 사직에서 6연전을 치른다. 이번 주 상대는 5위 KIA(주중)와 삼성(주말)이다. KIA는 이달 11승6패,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 역시 최근 들어 투타 조화를 선보이며 이달 6차례 3연전 가운데 4차례 우세 시리즈를 올렸다.

만만치 않은 상대다. 롯데는 올해 KIA와 상대 전적에서 6전 전패를, 삼성을 상대로는 홈에서 1승2패로 밀렸다. KIA와 삼성은 롯데의 순위표 위·아래에 위치해, 롯데로선 이번 한 주 성적이 여러모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