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로 윽박지르지는 않지만 이만하면 특급소방수로 손색이 없다. 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문경찬(28)이 든든하게 뒷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문경찬은 지난주 4경기에 등판해 모두 세이브를 수확했다. 22일 현재 10세이브로 이 부문 공동선두이며 평균자책점도 1.06으로 순항 중이다.

지난주 4세이브는 물론, 6월9일 KT전을 시작으로 7연속 세이브에도 성공했다. 아직 블론세이브는 한 번도 없다. 시즌 첫 등판인 5월7일(키움전) 이후에는 피홈런도 없다. 6월 들어서는 볼넷, 사구 역시 사라졌으며 5월31일 LG전 이후 9경기 동안은 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KIA의 뒷문을 완벽히 틀어막고 있는 문경찬이다. 전상현, 박준표와 함께 일명 박-전-문 필승계투진을 형성, KIA의 경기 후반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중인데 결정적인 마지막 순간, 어김없이 등장해 경기를 매조지한다.

지난해 시즌 중반 마무리 투수 임무를 부여 받고 각광 받기 시작한 문경찬은 올 시즌 본격적으로 이를 수행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두둑한 배짱이 빛나는데 묵직한 구위로 어떤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상대 타선을 요리한다.

다른 마무리 투수들처럼 빼어난 강속구를 던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의 무기로 그 이상의 결과를 만들고 있는 것.

현역시절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봉중근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22일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 문경찬은 마무리 투수로서 무엇을 던져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춘 상태"라며 "좋지 않았을 때 서재응 투수코치와 비디오를 보고 연구했다고 들었다. 특히 밸런스가 걱정이었는데 그 부분을 많이 고쳤다고 한다. 최근에는 볼 스핀이 좋고 홈 플레이트까지 도달할 때 그 힘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하나, 자신이 등판하기에 앞서 7회와 8회를 확실히 막아주는 필승조가 존재하는 점 역시 문경찬의 장점을 이끌어 내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볼 스피드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한다고 한다더라. 다만 경찬이의 구속이 종전 142~143㎞정도 찍혔는데 요즘에는 전광판에 최고구속 147㎞까지도 찍히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문경찬은 KIA의 최근 상승세에도 일조하고 있다. 뒤가 든든하니 경기 전체 운영에도 여유가 생겼다. 선발진, 중간계투는 물론, 타선까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분위기다. 투수들 사이에서는 경기 후반에 대한 믿음이 자리잡았고 타자들 역시 리드하면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문경찬 효과 속에 KIA는 최근 7승3패, 지난주 4승1패로 안정적인 5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