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베테랑의 무한도전… 유한준은 입이 아닌 스윙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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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베테랑의 무한도전… 유한준은 입이 아닌 스윙으로 말한다

K실장 0 1634 0
불혹 베테랑의 무한도전… 유한준은 입이 아닌 스윙으로 말한다
딱 한 번의 스윙이 모든 것을 바꿨다. 상투적이지만, 베테랑의 품격이라는 말을 다시 쓰지 않을 수 없었다. 1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유한준(39·kt)의 활약이 그랬다.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kt는 3-2로 앞선 8회 로맥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고 9회 마지막 공격에 돌입했다. 선두 조용호가 안타를 쳤지만, 대주자 송민섭의 2루 도루가 잡혔다. 비디오 판독까지 썼지만 뒤집어지지 않았다. 배정대가 삼진을 당했고, 이제 아웃카운트는 하나가 남았다. 도루 실패에 삼진까지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러나 강백호가 중전안타를 쳐 불씨를 살렸고, 유한준이 결정적인 순간 기름을 부었다. 유한준은 SK 마무리 하재훈의 2구째 패스트볼(144㎞)이 한가운데 몰리자 주저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스윙이었다. 그런 유한준의 방망이를 떠난 공은 훨훨 날아 좌측 펜스 상단에 박혔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물론 이 홈런이 결승타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kt를 벼랑 끝에서 구해내는 홈런임은 분명했다. 마지막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베테랑의 집념이 만든 1승이었다. kt의 더그아웃 분위기도 타올랐다. 맏형이 친 극적인 홈런은 후배들에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결국 kt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6-5로 이기고 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우리 나이로 이제 마흔이지만, 아직 모든 게 마흔같지 않은 선수다. 철저한 몸 관리로 경기에 나섬은 물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 성적 이상의 가치가 있는 선수로 kt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절대적인 믿음을 받고 있다. 나태라는 단어와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만큼 책임감도 강하고 솔선수범하는 성격이다. 지금 나이까지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또한 그런 땀방울이 밑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


그런 유한준의 홈런 한 방은 “시즌을 포기하지 말자. 우리는 올라갈 수 있다”는 베테랑의 의지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모든 선수들이 느낄 수 있을 법했다. 유한준도 경기 후 “현재 팀이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충분히 중상위권으로 갈 수 있다고 모든 선수들이 믿고 있고 또 노력하고 있다”면서 “팬분들도 끝까지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한준은 여전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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