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연패 탈출’만큼 중요한 ‘연패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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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연패 탈출’만큼 중요한 ‘연패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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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연패 탈출’만큼 중요한 ‘연패 이후’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기나긴 18연패 터널에서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100경기 이상 긴 시즌을 치러야 한다. 과거 장기 연패 팀들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연패 탈출만큼이나 연패 이후를 생각해야 할 한화다.
 
한화 이글스는 6월 1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5대 9로 졌다. 14일 두산 상대로 18연패에서 탈출한 뒤 첫 패배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시즌 LG는 4전 전패를 당했고, 시즌 9승 28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경기 중반까지는 18연패 기간의 패배 공식 그대로였다. 한화는 1회부터 선발 장민재가 5안타 몸 맞는 볼 1개로 5점을 내주고 시작했다. 3회 유강남의 적시타, 5회 유강남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내줘 5회가 끝나기 전에 0대 7,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과거 장기연패를 기록한 팀들의 말로는 그리 좋지 못했다. 1985년 역대 최다 18연패를 기록한 삼미 슈퍼스타즈는 연패 탈출 이후 13승 22패로 반등하지 못했다. 청보로 간판을 바꿔단 후반기 24승 30패로 다소 나은 성적을 내긴 했지만, 하위권(4위/6팀) 자리는 그대로였다. 
 
1999년 17연패를 당한 쌍방울 레이더스는 시즌 마지막 날 연패를 끊은 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듬해 쌍방울 선수단을 승계해 SK 와이번스가 창단했지만 2000시즌 성적은 44승 3무 86패로 꼴찌에 머물렀다. 
 
2002년 16연패를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도 그해 35승 1무 97로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롯데는 2003년에도 39승 3무 91패로 꼴찌, 2004년에도 50승 11무 72패로 최하위에 그쳐 오랜 암흑기를 겪었다. 연패 탈출이 팀을 근본적인 문제에서 구하지는 못한 셈이다.
 
쉽지 않은 문제다. 올 시즌 한화 선수단 구성상 상위권을 차지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성적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편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실제 한화는 최원호 감독대행 부임 이후 젊은 선수들을 공격적으로 1군에 기용하며 세대교체를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고 100경기 이상 남은 시즌을 ‘성적 포기 모드’로 운영할 수도 없다. 최원호 감독대행도 “프로야구에서 성적 포기는 말도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세대교체를 앞세워 1군에서 뛸 준비가 안 된 선수에게 무작정 기회를 주는 식이 돼서도 곤란하다. 상위권에 오르진 못하더라도 1군에서 어느 정도 이기는 경기를 해야 젊은 선수들의 빠른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이날 LG전에서 한화는 경기 중반 이후 매서운 추격전을 펼쳤다. 두 번째 투수 윤대경이 140km/h 중반대 강속구를 앞세워 2.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 사이 타선이 7회말 공격에서 2사후 3점을 뽑았고, 3대 9로 뒤진 9회말에도 2점을 따라붙어 5대 9를 만들었다. 
 
2사 만루 찬스를 잡아 LG를 턱밑까지 압박했고, 승리조 송은범과 정우영을 모두 마운드로 끌어냈다. 부진했던 제라드 호잉이 멀티히트를 날렸고 포수 박상언이 데뷔 첫 안타를 날렸다. 차세대 유격수 조한민의 멀티히트 등 젊은 타자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이날 경기 후반 보여준 것처럼 젊은 선수들의 활약 속에 경쟁력 있는 경기를 펼치는 게 남은 시즌 한화의 과제다. 연패 탈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남은 100번 이상의 경기를 어떻게 보내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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