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하복 아닌 개인사업자, 한국야구중계 2군행 직접 통보하는 허문회 감독 

“나도 그렇고 한국야구중계 선수도 그렇고 모두 개인사업자다.”

한국야구중계 롯데 허문회 감독이 엔트리 제외와 관련해 자신의 철학을 강조했다. 허 감독은 1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포수 지성준을 엔트리에서 말소하며 “지성준에게 2군에서 조금 더 가다듬고 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롯데로 이적한 지성준은 11일 대전 한화전부터 13일 잠실 LG전까지 3연속경기 선발 출장했다. 3경기 동안 타석에서 8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으나 블로킹 실수를 범하는 등 수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허 감독은 “지성준에게 2군 통보는 내가 직접 했다. 지성준을 포함해 모든 선수에게 2군행 통보를 내가 직접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감독이 직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3월부터 2군에 내려간 선수 모두와 직접 만나서 대화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도 그렇고 선수도 그렇고 모두 개인사업자”라며 감독과 선수가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임을 주목했다.

보통은 2군행 통보를 담당 코치 혹은 매니저가 한다. 2군행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와 불신이 쌓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롯데는 괜히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을 원천차단할 방침이다. 허 감독은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 100% 납득이 안 될 수도 있지만 늘 대화하면서 선수에게 왜 2군에 내려가게 됐고 앞으로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직접 전달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허 감독의 이러한 철학은 키움 장정석 전 감독과 동일하다. 장 전 감독 또한 키움을 3년 동안 이끌며 선수에게 직접 2군행을 통보했다. 장 전 감독은 “나도 1, 2군을 오가는 선수였기 때문에 2군행 통보를 받았을 때 심정을 잘 안다. 간혹 아무 얘기없이 문자를 받고 2군으로 내려가는 선수들도 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감독 입장에서 솔직하게 선수에게 전달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허 감독은 지난 1년 반 동안 키움에서 수석코치로 장 전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잡음없이 서로 역할에 충실해야 팀이 순항할 수 있다. 롯데처럼 주목받는 팀은 특히 그렇다. 허 감독은 2군으로 내려간 지성준이 보완할 부분에 대한 질문에 “선수도 프라이버시가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떻게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공개적으로 답해드릴 수 없다”면서도 “지성준은 우리팀 선수다. 선수가 좋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우리팀 상황에도 맞는다면 언제든 다시 부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