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탐험가 35만명이 찾아 나섰던 미국 로키 산맥의 '보물 상자'가 10년만에 주인을 찾았다. 미국의 한 골동품 수집가가 묻은 이 상자에는 금과 루비,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등 100만 달러(약 12억원)의 보물들이 담겨져 있다.

8일(현지 시각)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 '보물 상자'를 묻은 골동품 수집가 포레스트 펜(89)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보물 상자가 발견됐다는 걸 알린다. 탐험은 끝났다(The search is over)"고 밝혔다.

펜은 "보물 상자는 로키 산맥의 울창한 숲 속 나무 사이이자 별들이 무수한 하늘 아래 있었다"며 "보물은 내가 10여년 전 숨겨둔 곳에서 움직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보물 상자를 발견한 남성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보물 상자에 대한 힌트가 그를 정확한 지점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물 상자를 발견한 남성은 명확한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미국 동부 지역 출신으로 자신이 직접 찍은 보물 사진을 펜에게 보냈다고 한다.

펜은 지난 2010년 보물을 찾는 단서를 담은 자서전 '보물찾기의 스릴'(The Thrill of the Chase)을 발간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금과 루비 등 100만 달러의 보물이 든 상자를 로키산맥에 묻었다고 밝혔다.

자서전에는 보물이 묻힌 장소와 관련한 9개의 힌트를 시(詩)로 전달했다. '따뜻한 물이 멈춰선 곳' '협곡으로 떨어져' '브라운의 고향 아래에 묻혀' 등 장소를 유추할 수 있는 힌트였다. 펜은 자서전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사람들에게 자연을 탐험하고 희망을 주기 위한 방법"이라고 했다.

현지 언론은 전세계에서 온 탐험가 35만명이 보물 상자를 찾기 위해 로키 산맥을 찾았다고 추정했다. 일부는 보물 상자를 찾기 위해 직장을 그만 두기도 했고 사망자도 2명 나왔다.

펜은 홈페이지에서 "보물 찾기에 참여한 사람들을 축하하며 숨겨진 다른 보물들도 계속 발견되길 바란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