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몰락…KBO중계 14연패 한화 한용덕 감독 사퇴

NC에 져 팀 KBO중계 단일시즌 최다 연패…형식은 자진 사퇴, 사실상 경질리더십 부재 속 ‘코치 말소’ 충격요법도 무위…정민철 단장 “죄송”
해발 400m의 대전 보문산 정상 인근 전망대에서는 한화를 응원하는 팬들의 깃발이 여전히 나부끼고 있었다. 하지만 팬들의 간절한 염원도, 1·2군 코치 교체를 통한 쇄신책도, 다섯 명의 코치 없이 경기를 했던 충격요법도 한화엔 듣지 않았다. 결국 한화가 팀 창단 후 최다 연패 타이인 14연패로 추락했다. 연패 기간 동안 리더십이 크게 흔들렸던 한화 한용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2018년 한화 감독으로 취임한 한 감독은 임기 첫해 팀을 11년 만의 가을야구로 이끌었지만 마지막 해 첫 30경기 만에 퇴진하게 됐다. 한화는 이 경기에서도 2-8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달 23일 NC에 0-3으로 진 이후 2주 동안 연패를 끊지 못했다. 또한 2013년 4월 작성한 13연패의 팀 단일시즌 최다 연패 기록도 새롭게 썼다.
한화의 연패공식은 이날도 계속됐다. 마운드에서 의미 없는 볼넷으로 주자를 쌓고 상대 기세가 좋은 타자에게 속속 점수를 허용할 때, 타선에서는 상대 선발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한화 마운드 볼넷은 여섯 개 나왔다. 지난달 27일 키움전에서 시즌 2승을 따낸 NC 선발 이재학은 6회 2사까지 ‘퍼펙트 게임’을 이어가는 등 7이닝 동안 한화 타선을 2안타 1실점으로 봉쇄하며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전날 네 명의 1군 코치를 대거 말소시킨 한화는 2군에서 대체 코치들을 올리지 않아 한 감독이 홀로 더그아웃을 지키는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에 앞서 한 감독은 전날 코치 대거 말소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문을 닫았다.
결국 경기가 끝난 후 한 감독은 정민철 단장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구단이 한 감독의 사퇴를 받아들인 뒤 정 단장은 “팬들에게 면목이 없다. 연패가 길어지고 있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오”라며 “감독님이 노력하신 그 계획에 단장으로서 많은 도움을 못 드린 점 인정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빠른 시일 내에 팀을 추스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BO중계 14연패 수모에 이어 시즌 초반 선장까지 잃은 한화는 당장 다음주 KIA와 롯데가 가지고 있는 현존 KBO리그 팀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인 16연패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한화는 부산으로 원정을 가 롯데와 맞붙는다.
문학에서는 삼성이 선발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SK를 3-0으로 꺾고 지난 4일 LG전부터 시작된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사직에서는 롯데가 KT에 5-2로 이기며 3연승을 달렸다. LG는 고척에서 키움에 8-1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