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위반에도 벌금만… 느슨한 방역 결국 KBO 뚫렸다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1일 선발투수 마이크 클레빈저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시켰다. 외야수 그레그 알렌과 추가로 한 명을 더 보내는 대신 포수 오스틴 헤지스 등 유망주 포함 무려 6명을 받는 대형 트레이드였다. 클리블랜드가 올 시즌을 포기했기 때문이 아니다. 클리블랜드는 21승14패로 승률 0.600을 기록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이고,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도 넉넉히 앞서 있다. 가을야구 가능성이 높다.

클리블랜드가 최근 3년간 38승을 거둔 수준급 선발 투수를 떠나보낸 것은 클레빈저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겼기 때문이다. 클레빈저는 팀 동료인 잭 플리색과 함께 지난 8월9일 시카고 원정 때 규칙을 어기고 호텔을 떠나 밖으로 나간 사실이 들통났다.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숙소내 격리생활이 원칙인데, 이를 어기고 놀러나간 것이다.

클리블랜드에서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된 마이크 클레빈저 | AP연합뉴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곧장 클레빈저와 플리색은 팀에서 떠나 자가 격리 조치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클리블랜드 선수단 내부에서 “클레빈저와 플리색 등 우리를 위험하게 할 뻔 했던 선수와는 함께 생활할 수 없다”는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클리블랜드는 클레빈저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 놓았고 플리색은 여전히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한 상태다.

KBO리그 한화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최근 느슨해진 방역 관리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클리블랜드는 수칙을 어긴 두 명의 선발 투수에게 엄격한 제재를 가했고 팀에서 떠나보내는 수준의 강력한 대응을 했지만 KBO리그는 앞서 두 명의 방역 수칙 위반자가 나왔어도 이에 대한 대응이 비교적 관대했다. 두산 선수 2명이 부산 원정에서 방역 수칙을 어기고 비교적 위험한 시설로 평가되는 곳에서 음주를 했지만 구단 내 벌금 징계에 그쳤다. 리그 차원의 징계는 없었고, 출전 정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선수들은 1군과 동행했고, 경기에 꾸준히 출전했다. 구단은 방역 수칙 위반 사실도 뒤늦게 파악해 징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느슨한 대응은 결국 리그 전체적인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고, 리그 첫 확진자가 나오게 만들었다. 한화는 이틀 전 발열 등의 증세가 있었음에도 확진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는 등 대응이 늦었다. 이 역시 방역 긴장감이 느슨해진 결과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일 브리핑에서 프로야구 확진자 발생에 대해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위험도 평가를 하고 이를 통해 추가로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