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 계획 무리수였나…EPL중계, 내부 확진자 8명 무더기로 나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중계)가 재개를 앞두고 연이어 암초를 만나고 있다.

EPL중계 사무국은 23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 18일 실시한 각 구단 선수단, 스태프 전수조사 결과 2명에게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아직 어떤 구단의 선수, 혹은 스태프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앞선 20일 왓퍼드와 번리에서 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지 3일 만에 8명으로 늘어났다.

프리미어리그는 EPL중계 재개를 위해 선수와 스태프 등 경기에 관여하는 996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6월 중순 재개를 위한 사전 작업이었는데 총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초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선수 확진자가 나왔다는 점이 회의적이다. 왓퍼드에서는 아드리안 마리아파가 확진자로 공개된 가운데 이번에 추가로 발생한 두 명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확진자가 또 발생한 현재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리그 재개를 강행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무엇보다 선수단 내부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부 선수들이 감염을 우려해 훈련을 거부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왓퍼드 주장 트로이 디니가 재개를 비판했고, 첼시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는 감염 공포를 호소하며 훈련에서 이탈했다. 그 외 선수들의 반대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복귀해 잔여 시즌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전에 검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훈련장이나 경기장에는 질병과 관계 없는 이들만 입장해 안전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선수들은 훈련, 경기 후 일상으로 돌아가 자연인으로 생활한다. 시즌 종료 시기까지 합숙을 하지 않는 이상 감염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영국은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나라다. 22일 일일 확진자만 해도 3287명에 달하고, 누적 확진자가 25만명을 넘어섰다.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도 3만6000명 이상으로 집계돼 치사율이 높은 편이다. 여전히 일상에서의 감염이 우려되는 가운데 선수들도 안전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재개 전 확진자가 나왔지만 강행한 독일이 있긴 하지만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독일은 지난 9일부터 일일 확진자가 세 자리수로 줄어들었다. 영국에 비해 질병 확산세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사망자도 8300여명으로 영국에 비해 눈에 띄게 적다. 그럼에도 재개 전 반대 목소리가 컸다. 독일보다 감염 위협이 높은 영국이 무턱대고 재개를 물어부치는 것은 무리수로 보일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