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섬머중계 ‘카나비’ 서진혁의 금의환향
지난해 불공정 계약 문제 휘말리며 마음고생…
중국으로 둥지 옮겨 재계약 뒤 우승·MVP로 훨훨
한국·중국 상위 4개 팀 경쟁하는 미드시즌컵 참가‘그리핀 미성년자 노예계약사건’을 딛고 일어선 이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서진혁(20)이 2020 미드시즌컵(MSC)으로 한국 팬들에게 돌아온다.

라이엇게임즈는 20일 2020 미드시즌컵 세부 일정을 발표했다. 미드시즌컵은 오는 28∼31일까지 열리는 대회로, 한국 엘시케이(LCK)와 중국 엘피엘(LPL) 각 리그 스프링 시즌 상위 4팀씩 총 8팀이 참여한다. 참가팀은 티원(T1), 젠지 이스포츠, 드래곤X, 담원 게이밍(이상 한국)과 징동 게이밍, 탑 이스포츠, 인빅터스 게이밍, 펀플러스 피닉스(이상 중국)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중국 챔피언 징동 게이밍의 서진혁. ‘카나비’라는 아이디(ID)를 쓰는 서진혁은 19살이던 지난해 미성년자 노예계약 피해자로 거론되며 마음고생을 했다.

발단은 김대호 전 그리핀 감독(현 드래곤X 감독)의 폭로. 김 감독은 지난해 9월 그리핀에서 경질된 뒤 개인방송을 통해 그리핀이 이적료 500만위안(약 8억3000만원)을 노리고 서진혁에게 징동 게이밍 이적과 4년 이상 장기계약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서진혁은 당시 징동 게이밍에서 임대 생활 중이었다. 엘시케이 운영위원회는 폭로가 나온 뒤 조사에 착수해 불공정 계약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사건 뒤 그리핀과 서진혁은 상반된 길을 걸었다. 그리핀은 2020 엘시케이 스프링에서 부진을 거듭했고, 결국 2부리그로 강등됐다.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감독과 선수를 모두 내보낸 결과였다. 반면 서진혁은 징동 게이밍과 새로운 조건으로 1년 재계약 뒤,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팀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또한 데뷔 2시즌 만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팬들은 불공정 계약을 넘어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서진혁에 열광했다.
서진혁의 징동 게이밍은 이번 대회에서 B조에 속해 같은 조 드래곤X와 맞붙는다. 노예계약을 폭로했던 김대호 감독과 서진혁의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그리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쵸비’ 정지훈(드래곤X)과의 재회도 관심을 끈다. 그야말로 서진혁의 ‘금의환향’이다.

한편 이번 미드시즌컵에는 ‘페이커’ 이상혁, ‘칸나’ 김창동(이상 티원), ‘칸’ 김동하(펀플러스) 등 스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대회는 한-중 대항전이 아닌 팀 간 대결. 총상금은 60만달러(약 7억3470만원)로 서울과 중국 상하이에서 온라인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