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드라마는 계속된다-피츠버그 팬들은 분노했다

한국 일본 미국 등 가을야구는 늘 드라마가 만들어진다. 가장 먼저 가을야구를 펼친 메이저리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감동과 분노를 일으키는 드라마들이 연출되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팬들은 분노했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5차전을 지켜본 피츠버그 팬들의 입맛은 씁쓸했다. 뉴욕 양키스 선발 게릿 콜(30)과 탬파베이 레이스 타일러 글래스노(27)는 모두 피츠버그가 배출한 투수들이다. 둘은 피츠버그 동료였다. 이들이 현재도 잔류했다면 피츠버그는 가을야구에 초대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참혹했다.

콜과 글래스노는 나란히 2011년 드래프트에 피츠버그가 지명한 우완들이다.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출신 콜은 전체 1번으로 지명됐다.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리타의 윌리엄 하트 고등학교 출신 글래스노는 드래프트 5라운드에 지명됐다. 하트 고교는 현 KT 구원 투수 유원상이 미국에 잠시 거주할 때 다니던 야구 명문교다.

피츠버그는 프리에이전트가 되면 붙잡을 수 없는 콜을 2018년 1월 1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했다. 이 때 받은 선수가 콜린 모란, 조 머스그로브, 제이슨 마틴, 마이클 펠츠 등 4명이다. 유망주인 글래스노는 탬파베이 레이스가 원했다. 피츠버그는 2018년 마감시한인 7월31일 크리스 아처를 데려오면서 5차전에서 홈런을 때린 오스틴 메도우스와 함께 줬다. 아처는 흉곽출구증후근 수술로 2020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우승

1998년 샌디에고 파드레스는 통산 2번째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팀을 WS에 진출시킨 일등공신은 우완 케빈 브라운(55)이었다. 브라운은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가 됐다. 팬들은 구단 잔류를 원했다. 그러나 브라운은 북미 스포츠 사상 당시로는 최고 금액인 7년 1억500만 달러를 받고 라이벌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퀄컴 스타디움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그에게 쏟아지는 비난은 엄청났다. 팬들은 비틀스의 히트송 ‘돈으로 사랑을 살 수 없어(Can‘t buyt me love)’를 빗대 ‘돈으로 페넌트를 살 수 없어(Can’t buy a pennant)‘라는 플래카드를 흔들며 집요하게 브라운을 괴롭혔다. 브라운은 다저스에 있는 동안 팀을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지 못했다. 2003년 12월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양키스는 오프시즌 게릿 콜에게 투수 최고 기간, 최고액을 안겨줬다. 9년 3억2400만 달러. 탬파베이와의 디비전 시리즈 5차전에 3일 휴식을 취하고 등판해 5.1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빼앗는 등 혼신의 투구를 했으나 팀을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시키는데는 실패했다. 탬파베이와 양키스의 선수 연봉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크다. 양키스는 2009년 이후 11년 연속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애틀랜타 영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공격력으로 마이애미 말린스를 압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톱타자 로널드 아큐나 주니어, MVP 후보 프레디 프리먼, 1년 계약으로 대박을 터뜨린 마르셀 오수나 등의 장타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3경기에서 2경기를 완봉승으로 이끌며 여유있게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다. 막강 마운드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넘보고 있는 애틀랜타 마운드의 핵심은 영건이다. 좌완 맥스 프리드(26)-이언 앤더슨(22)-카일 라이트(25)등이다. 애틀랜타의 5경기 4경기 완봉은 1905년 뉴욕 자이언츠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마운드의 트로이카를 구축한 그렉 매덕스-존 스몰츠-톰 글래빈과 비교되고 있다. 2020년 영건들은 와일드카드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4승 평균자책점 1.26을 기록했다. 선배 트로이카는 1995년 디비전시리즈에서 3승 평균차잭점 1.46으로 작성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일궈냈다. 애틀랜타는 현재 2019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2위에 올랐던 마이크 소로카(23)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