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김현수-러셀 벤치’ 서로 패 보여준 LG-키움, 승부수 또 있을까 [WC1]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서로의 전략만 노출한 채 우천취소로 끝났다.

LG와 키움은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오전부터 계속된 비로 인해 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양 팀은 바로 다음날인 2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1차전을 치른다. LG와 키움은 선발투수로 지난 1일과 똑같이 켈리와 브리검을 예고했다. 하지만 선발 라인업에서는 1일 경기와 다르게 변화를 줄 가능성도 있다. 

LG는 지난 1일 나름의 승부수를 선보였다. 홍창기(중견수)-김현수(좌익수)-채은성(지명타자)-라모스(1루수)-이형종(우익수)-오지환(유격수)-김민성(3루수)-유강남(포수)-정주현(2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하며 2번 김현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김현수는 올 시즌 142경기 타율 3할3푼1리(547타수 181안타) 22홈런 119타점 OPS 0.920을 기록한 팀내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다. 이런 김현수를 상위타순에 배치한다는 것은 타선의 무게중심을 최대한 앞으로 당기겠다는 의미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라모스가 4번이 된다면 김현수를 2번으로 쓸 생각이었다. 최근에 타순의 연결이 자꾸 끊기는 느낌이 들어서 한 번 변화를 줬다. 라모스를 4~6번 중 어디에 배치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144경기를 모두 마쳤으니 시즌 시작 때 구상대로 해보기로 결정했다”고 김현수를 2번에 배치한 배경을 설명했다. 

키움은 박준태(중견수)-서건창(지명타자)-이정후(우익수)-박병호(1루수)-김하성(유격수)-김혜성(2루수)-이지영(포수)-허정협(우익수)-전병우(3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라인업에 포함될지 관심을 모았던 외국인타자 러셀은 결국 선발 출장에서 제외됐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러셀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수비를 중점으로 라인업을 구성하기로 했고, 박병호-김혜성-김하성-전병우로 구성된 내야진이 가장 수비가 탄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두 팀 모두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라인업은 아니었다. 강한 2번타자를 강조하는 류중일 감독은 이미 올해 2번 김현수 카드를 꽤 자주 선보였다. 러셀 역시 시즌 후반 선발에서 제외되는 경기가 많았다. 

다만 파격적인 전략은 아니더라도 상대 팀에게 전략을 노출한 것은 분명 껄끄러운 일이다. 선발투수 매치업에서 변함이 없는 2일 경기에서 양 팀이 또 다른 깜짝 라인업을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