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부는 KBO리그, 사령탑도 예외없다

포스트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이와 무관한 팀들은 차디찬 가을 바람을 맞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경우 FA 계약을 맺었던 주전급 자원인 이용규와 연장 옵션을 실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며 방출 통보를 내렸고 다른 구단들도 선수단 개편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감독들도 다르지 않다. 올 시즌 10개 구단 사령탑들은 저마다 우승 등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시즌에 임했으나 무려 3명의 감독들이 시즌 끝까지 함께 하지 못했다.

가장 먼저 물러난 감독은 한화 한용덕 감독이다. 부임 첫 해 한화의 암흑기를 걷어내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어냈으나 다시 하락세가 찾아왔고 올 시즌 초반 역사적인 연패 기록을 쓰면서 지휘봉을 내려놓고 말았다.

한화와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SK는 염경엽 감독이 경기 도중 쓰러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결국 건강상의 이유로 박경완 감독 대행이 남은 시즌을 책임졌고 염 감독 역시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의 손혁 감독은 물러나는 과정에서 많은 야구팬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당시 구단의 발표는 ‘자진 사퇴’였으나 잔여 연봉을 보전해준다고 덧붙여 사실상 경질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당시 키움이 리그 3위의 호성적을 보이고 있었기에 손 감독의 사퇴는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부임하거나 재계약을 맺은 감독은 절반인 5명. NC는 지난 시즌 후 이동욱 감독과 2년 계약을 연장했고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1위 성적을 내며 최고의 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 시즌 두산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 역시 역대 최고액인 3년 28억 원의 선물을 받으며 2022년까지 임기를 보장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성적 반등이 필요했던 KIA는 구단 첫 외국인 감독(맷 윌리엄스)을 데려왔으나 아쉽게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했고 롯데와 삼성 역시 감독 교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공을 확실하게 평가한 구단도 있다. 바로 창단 첫 가을 야구에 진출하는 KT 위즈다. KT는 이강철 감독이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정규 시즌 2위에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해 3년 20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를 안겼다.

또한 대대적인 선수단 물갈이에 나선 SK 와이번스도 팀의 레전드 출신인 김원형 두산 투수코치를 선임, 분주하게 이번 가을을 보내고 있다.

계약이 만료되는 LG 류중일은 미래가 불투명하다. 삼성 시절 왕조 탄생을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은 3년 재임 기간 중 팀을 두 차례나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으나 숙원인 우승까지 도달하는데 실패했다. 여기에 정규 시즌 운영에 대해서도 팬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