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5살 의붓아들 목검으로 때려 살해한 계부 ‘징역 22년‘

“살인의 미필적 고의 인정…엄중 처벌 불가피”

5살 의붓아들을 목검으로 마구 때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계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3부(고은설 부장판사)는 15일 선고 공판에서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7)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200시간의 아동학대치료 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하고,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5살 의붓아들의 손과 발을 묶고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계부 A(27)씨. 연합뉴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망한 피해 아동을 살해할 고의가 없었다고 하지만 여러 증인과 증거를 조사한 결과 적어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손과 발이 묶인) 피해자를 풀어주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는 아내 말을 듣고도 이를 무시하고 방치한 시점에는 그대로 둘 경우 사망할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며 “아동학대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결심 공판(2월26일)에서 검찰은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A씨는 “행동에 대해 죄송하나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죄를 뉘우치며 살겠다”고 말해 한달 전 욕설 등으로 소란을 피우던 때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A씨는 지난해 9월25일부터 다음날까지 20시간 넘게 인천시 미추홀구 빌라에서 첫째 의붓아들 B(사망 당시 5세)군의 얼굴과 팔다리 등 온몸을 1m 길이 목검으로 100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살인 혐의뿐 아니라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상습특수상해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도 적용됐다. A씨는 지난해 9월16일부터 사흘간 B군을 집 안 화장실에 대형견과 함께 감금한 상태에서 수시로 때리기도 했다.

A씨는 자신의 학대로 인해 2년 넘게 보육원에서 생활해온 B군을 집으로 데리고 온 지 10여일 째부터 학대했고, 한 달 만에 살해했다.

A씨는 의붓아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거짓말을 했다거나 동생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재판과정에서 아동학대 혐의는 인정했지만, 살인의 고의성은 전면 부인했다.

한편 A씨는 숨진 B군 이외에도 둘째, 셋째 의붓아들도 학대해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아내 C씨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