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구하라 상해·협박 혐의 최종범 집행유예 

성관계 동영상을 언론사에 제보하겠다며 전 여자친구인 가수 故 구하라 씨를 협박한 혐의 등을 받는 최종범 씨에 대한 항소심 절차가 오늘(21일) 마무리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김재영 송혜영 조중래 부장판사)는 오늘(21일), 상해와 협박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 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습니다.

최 씨는 2018년 9월 여자친구였던 故 구하라 씨의 집에서 구 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구 씨에게 욕설을 하며 머리채를 잡아 끌고 배 부위를 발로 차는 등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최 씨는 또 같은날 새벽 카카오톡으로 구 씨에게 구 씨와 자신의 성관계 동영상을 전송한 뒤, "연예인 인생 끝나게 해주겠다" "동영상을 (언론에) 제보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도 받습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최 씨의 재물손괴와 상해, 협박, 강요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최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최 씨가 구 씨의 신체를 불법 촬영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오늘 재판에서 검사는 1심의 양형에 더해 불법 촬영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부분에 수긍할 수 없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최 씨 측은 1심의 양형과 유죄 판단을 모두 받아들인다면서도, 검찰이 항소에 대응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늘 "피고인이 사진을 찍은 게 피해자의 동의 하에 찍은 것인지가 사실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며, 최 씨에게 문제의 사진을 촬영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이어진 결심절차에서 검찰은 최 씨의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최 씨는 최후 진술에서 "이유를 불문하고 (구 씨의) 유족, 지인 분들과 제 주변 사람들에게, 경찰 조사 후 판사님 앞에까지 오게 돼서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늘 재판에서는 방청석에 앉아 있던 구 씨의 친오빠가 발언 기회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는 "동생은 1심 판결 결과에 대해 너무 억울해하고 분하게 느끼고 있었다"라며 "유명 연예인이다보니 이 협박으로 인해 많이 힘들어했었고, 2심에서 잘 생각해주셔서 판결을 내려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재판부가 구 씨 오빠의 의견에 대해 할말이 있냐고 묻자 최 씨의 변호인은 "특별한 의견이 있지는 않지만 고인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고 있다"라며 "피해자 측에서 말하는 것처럼 공정한 재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최 씨는 "저도 2년 동안 많은 걸 느끼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라며 "이유를 불문하고 여기까지 오게 돼 관련된 분들한테 죄송하고, 옳고 그른 것을 제대로 판단하며 모든 일에 임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구 씨의 오빠는 다시 한번 발언 기회를 요청해 "1심 판결문을 제가 동생이랑 같이 봤었는데, 최 씨가 초범이고 반성했다고 했다"라며 "가족 입장에서 반성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것 같다"라고 의견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7월 2일 최 씨에 대한 항소심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