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채흥 "3승은 네가 하고 계산은 왜 내가?" 이것이 현실남매 

최채흥 여동생 최인혜씨 인스타그램
3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 오른 최채흥,
"기분좋은 기록, 더 많은 이닝 소화하겠다"

삼성 투수 최채흥(25)은 팀이 올린 5승의 60%인 3승을 혼자 따냈다. 20일 대구 LG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되면서 다승 선두에도 올랐다. 4연패 늪에 빠졌던 삼성은 최채흥의 활약에 힘입어 3대1로 승리하며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최채흥이 연패를 끊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은 개막 3연전에서 NC를 만나 내리 패했다. 최채흥은 팀의 4번째 경기였던 대구 KIA전(5대0 승)에 선발로 나와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팀에 첫 승을 안겼다. 14일 고척 키움전(8대5 승)에선 6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최채흥이 3승으로 다승 선두가 된 다음날인 21일 인터넷 커뮤니티엔 ‘3승은 니가 하고 계산은 왜 내가 하는데?’란 글이 담긴 치킨 사진이 올라왔다. 최채흥의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함께 적혀 있었다. 이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주인공은 최채흥의 여동생인 최인혜씨. 글에서 ‘현실 남매’의 투탁거림이 묻어난다. 

최인혜씨는 오빠를 응원하러 경기장에 왔다가 몇 차례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오빠는 삼성 선수이지만, 두산 박건우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3승은 특별한 기록이다. 20일 경기 후 만난 최채흥은 “올해는 정말 운이 따르는 것 같다”며 “초반이긴 하지만 잠시라도 이렇게 다승 단독 1위를 하게 돼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그는 “우리 팀 불펜이 좋아서 5·6회 정도만 막으면 마음 편하게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며 “그렇지만 팀을 위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결정구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삼성에 입단한 최채흥은 지난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6승6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보다 직구 구위에 자신감이 붙었다. 작년에는 정말 몸이 좋았을 때 최고 구속이 145km까지 나왔지만, 올해는 매 경기 그 정도 구속이 나온다”고 말했다.

좌완 투수인 최채흥은 “구창모는 내가 되고 싶은 유형의 선수다. 직구 구위는 단연 최고”라며 “구창모를 보면서 많이 배우려고 한다. 삼진을 많이 잡고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되고 싶다”고 했다. NC 좌완 구창모는 현재 평균자책점 1위(0.41)를 달리는 등 초반 리그 최고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두 살 어린 선수를 배우고 싶다는 말에서 최채흥의 진심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