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중계 2G 연속 제구 난조, 계산에 없던 이영하의 부진

두산 우완 선발 이영하(23)의 부진이 시즌 초반 두산 전력의 변수가 되고 있다. 이영하는 지난해 5선발 자리에서 17승(4패)을 거두고 올해 2선발로 올라섰으나 팀의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이영하는 지난 24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안타 6볼넷 6실점 후 강판됐다. 팀이 선발투수의 대량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0-13으로 지면서 이영하가 패전투수로 기록됐다. 지난 19일 잠실 NC전(4이닝 4실점)부터 2경기 연속 패전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점은 제구 난조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이영하는 지난 시즌까지 한 경기에 볼넷 6개를 준 적이 없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볼넷이 5개였다. 그러나 올해는 6볼넷 경기가 벌써 두 번째다.

이영하는 삼성전 3회에 9번타자 박찬도와 1번타자 김상수에게 차례로 볼넷을 내준 뒤 희생번트와 희생플라이, 2루타를 허용하고 2실점했다. 5회에도 마찬가지였다. 박찬도와 김상수를 모두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희생번트, 2루타, 안타 등이 이어져 4점을 추가로 내줬다. 3회와 동일한 실점 패턴이 5회에 되풀이됐다.

두산은 이 같은 제구 난조의 원인을 심리적인 부분에서 찾고 있다. 김원형 두산 투수코치는 “구위는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면서 “이영하가 ‘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한다’ ‘볼넷을 주면 안 된다’는 마음이 강했다. 힘이 들어간 상태로 공을 던지니까 스트라이크 존에서 많이 벗어나는 공이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영하의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말을 듣지 않고 있다. 김 코치는 “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를 던져 땅볼이나 헛스윙을 유도해야 하는데 공이 바운드 된다거나 직구가 높게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면서 “2스트라이크에서 시작해서 3볼-2스트라이크까지 몰리는 경우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상대 타자들이 비시즌 동안 이영하를 많이 연구했다는 점도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올해 라울 알칸타라를 1선발로 내세운 두산은 새 외인 크리스 플렉센을 3선발로 미루고 그 앞자리에 이영하를 배치했다. 지난해 토종 에이스로 급성장한 이영하를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영하의 초반 부진은 시나리오에 없던 일이다. 두산 벤치는 이영하가 지난해의 위력을 하루빨리 회복하길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