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깡' 강진성 합류, 신흥 강자 포진 점입가경 타격왕 전쟁 

2020시즌 초반 타격왕 경쟁 구도가 흥미진진하다.

반발 계수를 조정한 ‘저반발 공인구’ 도입 2년 차, KBO리그는 다시 타고투저 양상을 띄고 있다. 지난해 바뀐 공인구 적응에 시행착오를 겪었던 타자들이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는 등 변화를 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팀 별로 30경기 안팎을 소화한 현재 규정 타석에 진입한 3할 타자는 27명이다.

타격왕 경쟁 구도도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8일 현재 리그 4할 타자는 2명이다. 경기에 나가는 날은 무조건 1개 이상 안타를 치고 들어와 ‘1일 1깡’ 열풍을 몰고 온 강진성(NC)과 KBO리그 2년차에 더욱 무서워진 호세 페르난데스(두산)가 주인공이다. 올시즌 대타 요원으로 개막을 맞이한 강진성은 모창민의 부상 공백으로 생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해도 안풀리면 은퇴까지 고려했던 강진성은 ‘간절하면 이뤄진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레그킥을 버리고 앞 발을 땅에 디딘 채로 타이밍을 잡는 ‘노스텝’ 타격폼 효과가 도드라졌다. 쳤다 하면 장타로 이어져 벌써 홈런도 7개를 기록했다. 가수 비의 역주행 노래 ‘깡’ 열풍을 강진성에 대입시켜 ‘1일 1깡’, ‘깡진성’이라는 별칭도 생겼다. 초반 대타 출전이 잦아 규정 타석에 모자랐던 강진성은 지난 5일 대전 한화전 이후 규정 타석을 달성하며 단숨에 리그 타율 1위로 올라서며 타격왕 경쟁 구도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페르난데스는 현 시점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다.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끈 페르난데스는 올해도 무서운 타격 페이스로 2년차 징크스를 탈피했다. 그간 외국인 타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두산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해준 복덩이다. 김재환과 오재일 등 토종 거포가 부진할 때도 페르난데스가 든든히 받쳐준 덕에 타선의 출혈이 최소화됐다.

두 4할 타자의 뒤를 맹렬히 뒤쫓고 있는 타자들이 있다. 특히 KT 타자들의 추격세가 무섭다. 여전히 든든한 멜 로하스 주니어와 올시즌 KT의 히트상품 배정대, 조용호가 타율 10위권 내에 포진돼 있다. 타선을 이끌고 있는 이들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아 타격왕 경쟁에 흥미를 더한다. 여기에 로베르토 페타지니 이후 LG의 외국인 거포 갈증을 씻어준 로베르토 라모스와 ‘타격 기계’ 김현수도 호시탐탐 타격왕 자리를 넘보고 있다.

전통의 강호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얼굴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한 신(新) 타격왕 구도가 2020시즌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