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한화 이글스 시절 '소년 가장'으로 불렸다. 팀 전력이 강하지 않다 보니 에이스 류현진이 혼자 감당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류현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소년 가장' 시절을 연상케 하는 장면을 다수 경험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6이닝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엉성한 수비와 구원진의 부진이 류현진의 3승 사냥에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2-0으로 앞선 6회 선두타자 핸저 알베르토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앤서니 산탄테르를 좌익수 뜬공 처리했으나 호세 이글레시아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좌익수 루어데스 구리엘의 송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사 2,3루 위기에 놓였다. 류현진은 레나토 누네즈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처했다. 

페드로 세베리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두 번째 아웃 카운트를 챙겼다. 곧이어 라이언 마운트캐슬을 3루 땅볼로 유도하며 순조롭게 이닝을 마무리짓는 듯 했지만, 3루수 트레비스 쇼가 1루 악송구를 범하는 바람에 알베르토와 이글레시아스가 홈을 밟았다.

2-2 승부는 원점. 류현진은 팻 발라이카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마운트캐슬의 타구는 3루수 실책으로 기록됐다가 이후 내야 안타로 수정되면서 류현진의 자책점이 됐다. 평균자책점이 2.68에서 3.16으로 높아졌다. 

토론토는 6회말 2사 3루서 상대 폭투를 틈타 1점을 얻어 다시 승기를 가져왔다. 류현진은 3-2로 앞선 7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볼티모어는 1점차 뒤진 8회 2사 후 레나토 누녜스의 좌월 솔로 아치로 3-3 균형을 이뤘다. 토론토 세 번째 투수 조단 로마노와 풀카운트 끝에 6구째를 공략해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토론토는 연장 10회 랜달 그리척의 역전 끝내기 투런 홈런으로 5-4 극적으로 승리했지만, 류현진의 3승 무산은 두고 두고 아쉬웠다. 

류현진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루 상황에서 아웃 카운트 2개를 잘 잡고 땅볼을 유도했는데, 점수를 내주는 바람에 아쉬운 마음에 하늘을 쳐다보고, 다음 타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 "선발 투수의 첫 번째 목표는 팀 승리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까지 잘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