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AL ERA 4위' 류현진, 과소평가 향한 무언의 시위

 미국 매체들은 메이저리그(MLB) 개막을 앞두고 팀과 선수를 타깃으로 다양한 예상들을 내놓는다. 지난해 아시아인 최초로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이들에게는 흥미로운 대상 중 한 명이었다.

미국 야구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예측 프로그램인 스티머는 개막 직전인 7월 초 류현진이 올해 4승4패 평균자책점 4.27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는 11경기에 선발 등판, 69이닝 동안 이닝당 1개가 넘는 71개의 안타를 허용할 것으로 봤다.

또 다른 예측 시스템인 뎁스 차트의 시각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뎁스 차트는 류현진의 성적을 4승3패 평균자책점 4.03으로 평가했다.

류현진이 처음 아메리칸리그를 경험한다는 것과 4승이 팀내 최다승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박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반환점을 돈 현재 류현진의 성적은 가상 시스템들의 의견과 적잖이 동떨어져있다.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보다 훨씬 준수한 성적으로 토론토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8경기에 나서 3승(1패)을 수확했다. 초반 두 경기에서 부진해 우려를 자아냈던 류현진은 8월 들어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면서 빠른 속도로 승수를 쌓고 있다. 예측과 불과 1승차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평균자책점이다. 류현진은 43이닝에서 12자책점을 내줘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 중이다. 크게 흔들렸던 첫 두 경기를 뺀 나머지 6경기 평균자책점은 1.06(34이닝 4자책점)에 불과하다.

4점대가 될 것이라는 컴퓨터들의 분석보다 훨씬 낮은 2점대 중반까지 평균자책점을 끌어내렸다.

예측은 불확실성이 매력인 스포츠를 즐겁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기록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야구에서는 다양한 예상들이 팬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아직 시즌이 꽤 남았지만, 류현진에 대한 컴퓨터들의 평가는 지금까진 분명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