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1위 토트넘, 이제 ‘케없손왕’ 아닌 ‘케있손산’

손흥민, 올 시즌 케인 도움 받아 8골 기록

득점 2위·도움 1위 보유 토트넘, 리그 선두 등극

토트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깜짝 선두를 이끌고 있는 주역들은 단연 손흥민과 해리 케인일 것이다.

손흥민과 케인은 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의 ‘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홈경기서 나란히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승점 24(7승3무1패)를 기록한 토트넘은 첼시와 리버풀 등을 제치고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아스날을 상대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두 선수는 이날 토트넘의 2골을 합작하며 다시 한 번 찰떡궁합 호흡을 과시했다.

선제골은 전반 13분 만에 손흥민이 기록했다. 역습 상황에서 공을 잡은 케인이 측면으로 쇄도하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은 오른발로 드리블을 치다 중앙으로 파고든 뒤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연결했다. 손흥민의 발을 떠난 공은 그림 같은 포물선을 그리며 그대로 아스날 골문 구석으로 꽂혔다.

전반 46분에는 손흥민이 케인을 도왔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한 손흥민이 아스날 수비의 시선을 끈 뒤 쇄도해 들어가는 케인에 절묘한 패스를 건넸다. 공을 이어 받은 케인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쐐기 골을 완성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인터넷상에서는 ‘케없손왕’(해리 케인이 없을 땐 손흥민이 왕)이라는 용어가 팬들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케인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한 사이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서 4경기 연속골을 가동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자 생겨난 말이다. 매년 토트넘의 에이스로 EPL 득점왕 경쟁을 펼치는 케인은 스트라이커로서 골 욕심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결정적인 기회서 손흥민에게 패스가 가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케있손산’(케인이 있어야 손흥민이 산다)이다.

예년과 달리 케인은 올 시즌 어시스트에 재미를 붙인 듯하다. 그는 득점 욕심을 버리고 리그 최다 도움 1위(10개)에 오르며 축구에 눈을 뜬 모습이다.

올 시즌 13호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이 케인의 도움을 받아 넣은 골만 무려 8골이다. 득점 욕심을 버린 케인은 최근에는 후방까지 내려와 수비에 적극 가담하고, 손흥민의 뒷공간 침투 능력을 살려주는 송곳 패스로 환상의 호흡을 과시하고 있다.

리그 10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과 10개의 어시스트를 올린 케인이 이루는 환상의 하모니는 토트넘을 리그 선두로 올려놓으며 우승에 대한 꿈을 부풀리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