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마친 두산, 징계 남은 강승호 품은 이유

비판 감수하고도 '음주운전 이력' 강승호 영입

당장 전력과 선수 잠재력 높이 평가한 결정

두산 베어스가 보상 선수로 강승호(26)를 선택했다.

스포츠중계 빤트티비 두산은 18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최주환(4년 42억원)의 보상 선수로 내야수 강승호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SK는 두산에 최주환의 직전 연봉 200%(5억4000만원)와 강승호를 내준다.

4년(2016~2019년) 통산 187경기 타율 0.240 10홈런 70타점 65득점 3도루를 기록한 강승호는 201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뒤 2018년 7월 SK로 트레이드 됐다.

SK로 이적한 이후 73경기 타율 0.322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에 일조했다. 더 많은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난해 4월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도로 분리대와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9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강승호는 임의탈퇴라는 구단 자체 징계도 받았다. 지난 8월 해제돼 팀에 복귀했다. 1년 6개월 동안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아직 KBO의 출전 정지 징계를 다 소화하지 못했다. SK는 강승호가 임의탈퇴 해제된 뒤 64경기를 치렀다. 26경기 징계가 남은 강승호는 내년 5월에나 공식경기 출전이 가능하다. 그래도 두산은 강승호를 잡았다.당장의 팀 전력과 선수의 잠재력을 더 높게 평가한 결정이다.

두산의 올 시즌 주전 내야수들은 오재원(35), 김재호(35), 허경민(30) 등 대부분 30대다. 이적한 최주환도 30대 초반이다. 육성하고 있는 내야수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이다. 성장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두산이 FA 김재호를 반드시 잡으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기량이 어느 정도 검증된 20대 중반 내야수 강승호의 활용도는 쏠쏠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두산이 FA 보상 선수로 톡톡히 효과를 누려왔다는 것을 떠올리면 기대치는 높아진다.

두산은 지난 2008년 홍성흔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하면서 보상 선수로 내야수 이원석을 지명했다. 이원석은 두산에서 7시즌 통산 타율 0.272 50홈런 250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이원석이 2016년 삼성과 FA 계약을 맺으면서 보상선수로 포수 이흥련을 지명했다.

빤트티비 스포츠중계 이후 이흥련을 SK로 보내고 강속구 투수 이승진을 영입했다. 이승진은 필승조와 마무리를 오가며 두산 마운드를 지탱했다. 2018년 양의지의 NC 다이노스 이적 때 보상선수로 영입한 이형범은 팀의 마무리로 자리 잡으며 두산의 2019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이번에는 강승호다. 두산도 '음주운전 사고' 이력은 마음에 걸리지만 1년 이상의 임의탈퇴 징계에서 벗어났고, 봉사활동(180시간)을 이어가며 반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팬들의 비판을 감수하고 품었다. 강승호가 두산 계산대로 활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